[외과][고양이 응급케이스] TNR 수술 후 발생한 급성 호흡곤란, 원인은 '횡격막 허니아'
2026-05-15

안녕하세요, 고양이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백산동물병원입니다.
길 위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에게 TNR(Trap-Neuter-Return, 포획-중성화-제자리방사)은 개체 수 조절뿐만 아니라 발정 스트레스를 줄이고 질병을 예방하여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 과정 중에 예상치 못한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지역병원에서 TNR(중성화) 수술을 마친 직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으로 백산동물병원으로 긴급 내원한 6개월 코리안 숏헤어 아이의 긴박했던 응급 수술 케이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중성화 수술 후 시작된 호흡곤란으로 긴급 내원
6개월령의 어린 코숏 고양이는 길에서 구조되어 지역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으나,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에서 아이가 갑자기 매우 심한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더 전문적인 응급 처치와 검사가 가능한 본원으로 즉시 전원 되었습니다. 내원 당시 아이는 개구 호흡(입을 벌리고 숨을쉼)을 할 정도로 자가 호흡이 매우 힘든 상태였으며, 청진 시 흉강에서 심장이나 폐 소리 대신 장음이 들리는 등 상태가 매우 위독했습니다.
▶ 흉강을 가득 채운 복강 장기들
의료진은 아이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면서, 호흡곤란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신속하게 방사선(X-ray)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 내원 당시 아이의 수술 전 방사선 사진
정상적인 고양이의 방사선 사진과 달리, 가슴(흉강)과 배(복강)를 구분해 주는 횡격막의 경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복강에 있어야 할 간, 소장, 대장 등 대부분의 장기가 흉강으로 넘어가 흉강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폐가 압박되어 정상적으로 숨을 쉴 공간이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최종 진단명은 '횡격막 허니아(Diaphragmatic Hernia)'였습니다.
■ 횡격막 허니아란?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막인 '횡격막'이 선천적인 결함이나 교통사고, 추락 등 강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찢어지거나 파열되는 질환입니다. 이 찢어진 틈으로 복강 내 장기들이 흉강으로 밀려 들어가 폐와 심장을 압박하게 되며,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응급 상황입니다.
▶ 응급 수술: 생명을 구하기 위한 사투
아이는 1분 1초가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폐가 완전히 압박받아 자가 호흡이 불가능했기에, 의료진은 즉시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응급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수술의 목표는 흉강으로 넘어간 장기들을 다시 원래 위치인 복강으로 되돌리고, 찢어진 횡격막을 튼튼하게 봉합하는 것이었습니다.
< 수술 중 사진 (흉강 내 장기 노출) >
개흉 후 확인한 결과, 방사선 사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간과 대부분의 위장관이 흉강으로 넘어가 폐를 심하게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장기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하나씩 복강으로 환원시켰습니다.
■ 수술 후 방사선 사진


▲수술 직후 촬영한 방사선 사진
수술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정상적인 횡격막 라인이 회복되었다는 점입니다. 흉강을 가득 채웠던 장기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압박되어 있던 폐가 다시 펼쳐지면서 공간이 확보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백산동물병원의 다짐
모든 장기를 복강으로 안전하게 복원하고 횡격막을 단단히 봉합하는 것으로 긴박했던 응급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술 후 아이는 다시 폐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으며, 본원 중환자실(ICU)에서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안정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TNR이라는 좋은 취지의 과정 중에 겪게 된 예상치 못한 시련이었지만, 한시가 급한 응급 상황에서 본원을 믿고 맡겨주신 보호자(구조자)님과 신속한 전원을 결정해 주신 지역병원 원장님 덕분에 아이에게 다시 숨 쉴 기회를 줄 수 있었습니다.
백산동물병원은 언제나 길 위의 작은 생명들도 소중히 여기며, 어떠한 응급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